'죽음의 다리'('몬티 파이튼과 성배' 중에서)
'죽음의 다리' 에피소드
- '몬티 파이튼과 성배' 중에서 -




아더왕: 자, 지금부터 우리는 죽음의 다리를 건너야 한다! 다리의 문지기는 다리를 건너려는 자에게 다섯 가지 질문을 할 것이다...


베데비어경: 세 가집니다;;;


아더왕: (잠시 망설이며) 아, 그래, 세 가지지. 다섯 가지 질문에 정확히 대답하는 사람은...


베데비어경: 셋 입니다!


아더왕: (좀 더 길게 뜸을 들이며) 아, 세 가지, 그래. 에... 정확히 대답하는 사람은 안전하게 건널 것이다. 그러나, 다섯 질문에 모두 정확히 대답하는 데 실패하는 사람은...


베데비어경: 셋! 입니다!


아더왕: 그래 나도 안다! 젠장! 셋... 에헴... 그래, 그렇지. 셋! (베데비어를 흘겨보며) ...대답에 실패하는 사람은 영원한 위험의 골짜기로 떨어지게 된다!!!



<드라마틱한 음악이 울려퍼진다>



아더왕: (계속해서) 로빈경, 경이 가보는 게 어떻겠나?


로빈경: 에... 제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랜슬롯경이 먼저 가는 게 어떨까요?


랜슬롯경: 그래요, 제가 그 놈을 물리치겠습니다!(칼을 뽑아들며) 제가 북동쪽으로 페인트 모션을 취한 후...


아더왕: 아니다. 그냥 질문에 대답이나 해라, 랜슬롯경.


랜슬롯경: 하지만, 아더왕, 저는 정말로 북동쪽으로 페인트 모션을 취하고 싶습니다.


아더왕: 아니다, 랜슬롯경. 우린 모두 네 뒤에서 지켜보고 있을 테니, 질문에 대답하도록.


랜슬롯경: (칼집에 칼을 꽂으며) 네, 알겠습니다.


아더왕: 우리들은 랜슬롯경을 위해 기도하겠네.



(랜슬롯경은 다리 앞에 다다른다. 갑자기 어디선가 다리의 문지기가 나타난다.)




베데비어경: (속삭이는 목소리로) 24장에 나타났던 노인이다!


다리의 문지기: 서라! 죽음의 다리를 건너려는 자는 반드시 내가 묻는 세 가지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랜슬롯경: 내게 물어보아라, 문지기여. 나는 겁나지 않다!


다리의 문지기: 너의 이름은?


랜슬롯경: 캐믈롯의 랜슬롯경이다.


문지기: 너는 무엇을 찾아 여행하고 있는가?


랜슬롯: 성배를 찾기 위해서..


문지기: 네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랜슬롯: 파랑


문지기: 정답! 어서 지나가시오.


랜슬롯: (다소 놀라며) 오, 그래? 고맙군. 정말 고맙네.



(떠나가는 랜슬롯. 남은 기사들은 서로를 쳐다본다.)




로빈: 너무 쉽군!



(기사들 모두 미친 듯이 다리로 향해 달린다. 로빈이 먼저 도착한다. 다른 기사들은 그의 뒤에 모인다. 몇 명은 콧방귀를 끼며 코를 씰룩거리고 모두는 뒤로 물러선다.)




문지기: 서거라! 죽음의 다리를 건너려는 자는 반드시 내가 묻는 세 가지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로빈: (흥분해서) 네게 질문하거라, 문지기여. 나는 무섭지 않다.


문지기: 너의 이름은?


로빈: 캐믈럿의 로빈이다.


문지기: 너는 무엇을 찾아 여행을 하고 있는가?


로빈: 성배를 찾고 있다


문지기: 그렇다면...앗시리아의 수도는?


로빈; (분개하며)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보이지 않는 힘이 로빈을 옆으로 휙 낚아 채간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끝이 보이지 않는 계곡으로 떨어지는 로빈)



(기사들은 어려워졌다는 생각에 잠시 망설인다.)



---<중략, 기사들이 마지막 난해한 질문에 하나둘씩 실패한다.>---



베데비어: 이제 저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더왕?


아더왕: 글쎄, 나도 잘 모르겠네. 하지만...


문지기: 무엇이 검정, 하얀, 검정, 하얀, 검정, 하얀으로 되는가?


가웬경: 어...음... 아, 바빌론?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중략>---




문지기: 서라! 죽음의 다리를 건너려는 자는 반드시 내가 묻는 세 가지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갈라하드경: (침을 삼키며) 네게 물어 보시오, 문지기여...나는 두렵지 않네...


문지기: 당신의 이름은?


갈라하드경: (매우 긴장하며) 갈라하드경...


문지기; 너는 무엇을 찾아 여행하고 있는가?


갈라하드경: 성배를 찾기 위해...


문지기: 네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갈라하드경: (안도하며) 파랑! (‘앗차’ 실수했다는 듯이 놀란 표정) 아니! 노오오오오오오오라아아아아아앙!!!




(아더왕이 나선다)




문지기: 서라! 죽음의 다리를 건너려는 자는 반드시 내가 묻는 세 가지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아더왕: 네게 물어보아라, 문지기여. 나는 무섭지 않다.


문지기: 너의 이름은?


아더왕: 브리튼의 아더왕이다!


문지기: 너는 무엇을 찾아 여행하고 있는가?


아더왕: 성배를 찾고 있다!


문지기: *아무 짐도 짊어지지 않은 제비가 대기에서 나는 속도는?
(What is the airspeed velocity of an unladen swallow?
)


아더왕: (잠시 멈칫하다가) 어떤 걸 묻는 거지? 아프리카 제비 아니면 유럽 제비?


문지기: (혼란스러워 하며) 뭐...나도 모르겠군...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베데비어: (아더왕 뒤를 따르며) 어떻게 제비에 대해서 많이 알고 계시죠?


아더왕: 그건, 왕이라면 그런 것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지...




---<중략>---




(아더왕과 베데비어는 거대한 호수에 다다른다. 용 모양의 배가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온다. 호수를 건너려고 하자, 이전에 다리 문지기로 나왔던 노인이 갑자기 그들 앞에 다시 나타난다.)


배의 문지기: 서라! 운명의 바다를 건너려는 자는 다음의 스물 여덟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아더왕과 베데비어는 서로 쳐다본다. 그리곤 노인을 쳐다본다. 다시 서로를 쳐다본다. 그들은 노인을 들어 물 속에 빠뜨리고 배에 올라탄다.)




*아무 짐도 짊어지지 않은 제비가 대기에서 나는 속도는?
(What is the airspeed velocity of an unladen swallow?)
에 대한 정답을 알고 싶다면,
http://www.style.org/unladenswallow/
에 있다.
아프리카와 유럽 제비로 나누어서 속도계산을 해 본 사람이 있다!




by mole | 2005/08/12 16:50 | 그 밖의 주제들 | 트랙백 | 덧글(4)
브라이언의 일생(Life of Brian)

브라이언의 일생(Life of Brian)

아직 보지 못했다. 하지만 꼭 보고 싶다.
예수와 똑같은 시간에 태어난 브라이언이란 인물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로 사람들이 브라이언을 예수로 착각하고 그를 이용하려는 정치적인 세력들에 대한 풍자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결국 브라이언도 예수처럼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된다고 한다.
'독실한' 기독교신자들이 많은 미국에서는 이 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 상영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영화의 상영을 반대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저 단순히 어이없는 코메디일 뿐인데...
by mole | 2005/08/12 16:42 | 트랙백 | 덧글(0)
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

몬티 파이튼과 성배(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

이 영화를 본 기억은 가물가물하게만 남아있지만, 전반적인 인상은 어처구니 없이 웃겼다는 것이다. 물론 영국식 발음으로 빠르게 떠들어대어 알아듣기 어렵고 영국인의 프랑스인에 대한 편견과 멸시가 신랄하게 표현되는 등 영국식 유머의 코드에 익숙치 않아 모든 내용을 이해하진 못했지만, 황당해서 배를 잡고 웃게 만드는 장면들이 많았다. 여기에서 아더왕은 멍청하게 말하면서도 쓸모없는 지식은 많고 비열하게 행동하는 사람으로 나오고, 랜슬럿은 단순무식하게 용기만 앞서서 죽음을 당할 것 같은데도 억세게 운이 좋고 그것 하나로 모든 일을 해결해 나가는 사람으로 나온다.
by mole | 2005/08/12 16:37 | 그 밖의 주제들 | 트랙백 | 덧글(0)
Monty Python(몬티파이돈)

몬티파이돈과 관련되어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이라곤

1. 무차별적으로 퍼부어지는 받고 싶지 않은 이메일을 유래는 명확히 모르지만 '스팸메일'이라고 부르는 것.

2. 몬티파이돈과의 과거력은 모르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12 몽키즈(12 Monkeys)', '바론의 대모험(The Adventures of Baron Munchausen)', '피셔킹(The Fisher)', '브라질(Brazil)' 등의 영화감독, 테리 길리엄(Terry Gilliam)은 알 것이다.



몬티 파이튼(Monty Python)은 한 사람이 아니라, 다섯 명의 영국인과 한 명의 미국인으로 구성된 영국의 코메디 집단이다.

이들은

마이클 팔린(Michael Palin)
테리 존스(Terry Jones)
존 클리스(John Cleese)
그레헴 채프맨(Graham Chapman)
에릭 이들(Eric Idle)
테리 길리엄(Terry Gilliam)

으로...

마이클 팔린(Michael Palin), 테리 존스(Terry Jones), 존 클리스(John Cleese), 그레헴 채프맨(Graham Chapman), 에릭 이들(Eric Idle)은 옥스퍼드와 케임브릿지 대학가에서 당시 레뷔(revue)라는 시사 풍자 익살극 공연을 통해 유명해지면서 코메디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고, 테리 길리엄(Terry Gilliam)은 미국의 삽화가/만화가로 이들의 TV 프로그램 '나는 서커스(Flying Circus)'에서 애니메이션을 담당하고 이후 이들의 영화들에서 대본 및 감독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1969년 10월 5일부터 1974년 12월 5일까지 영국 BBC 방송에서 방영된 '몬티 파이튼의 나는 서커스(Monty Python's Flying Circus)'로 활동을 시작하여 이후 다수(?)의 영화를 제작했다.



몬티 파이튼의 나는 서커스(Monty Python's Flying Circus)
뭔가 완전히 다른 것(And Now for Something Completely Different)(1972)
몬티 파이튼과 성배(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1975)
브라이언의 일생(Life of Brian)(1979)
인생의 의미(The Meaning of Life)



이들의 코메디는 매니아층이 형성되어 있을 만큼 컬트적인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건전한 사고방식에 지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람들이 느끼기에 불쾌하거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내용 또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기상천외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종교, 성차별, 민족감정, 인종차별과 같이 타부시 되어온 소재들을 대놓고 다루기도 하고 개걸스레 먹다가 배가 터져죽는 장면을 묘사하는 등 매우 지저분하거나 불경스러운 소재들을 자유롭게 다루고 있다. 로빈 윌리엄(Robin William), 짐 캐리(Jim Carrey) 등 미국의 유명 코메디언들도 이들의 팬이며, 미국의 유명 TV 코메디 프로그램 '토요일 밤 라이브(Saturday Night Live)'도 '나는 서커스(Flying Circus)'의 형식을 빌려왔다고 볼 수 있다.

by mole | 2005/08/12 16:35 | 그 밖의 주제들 | 트랙백 | 핑백(3) | 덧글(0)
스팸메일과 몬티파이돈

스팸(SPAM)

어릴 적, 시장 수입식품가게에서 어머니가 사오시던 미국산 통조림. 반찬이 없을 때는 후라이팬에 데워먹으면 통조림 고기에서 묻어나오는 젤은 녹아내리고 짭잘해져서 밥 반찬으로 그리 나쁘지 않았다...

"1937년 미국 미네소타주 오스틴에 본부를 둔 호멜식품은 100달러를 내걸고 신제품의 이름을 공모했다. 표면에 투명 젤이 묻은 것 같은 이 다진돼지고기 통조림의 이름으로 최종선정된 것은 ‘스팸(SPAM)’ "



스팸 이메일

언젠가부터 매일 이메일을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하루에 수십통씩 날라오는 스팸 이메일로 인해 내 이메일 용량이 초과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정작 받아야 할 메일을 못 받는 사태가 벌어진 이후로 말이다. 매일 이메일을 열어 우선 정크메일함부터 지우고 시작한다. 때론 오늘 온 메일은 읽어보지도 않은 채 정크메일함만 지우고 나가기도 한다. 아마도 그 정크메일함에는 스팸이 아닌 것도 있을 지도 모른다. 누군가 스팸을 보내는 주소를 역추적해서 스팸을 고스란히 몰아주는 바이러스라도 만들어주었으면 싶다~

"1970년대 ‘스팸’은 출생지 미국이 아니라 영국에서 보통명사로 진화했다. 1969∼74년 인기리에 방영됐던 BBC의 코미디시리즈 ‘몬티 파이돈의 나는 서커스(Monty Python’s Flying Circus)’가 진화의 산실. 극중 인물들은 끊임없이 스팸을 외쳤다. 극중에 등장하는 식당의 모든 메뉴에도 스팸이 포함됐다. ‘계란과 스팸’ ‘계란 베이컨 소시지와 스팸’부터 ‘달팽이요리 거위간에 스팸’까지, 스팸은 손님이 뭘 먹고 싶은지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이, 강제로, 반복 투입되는’ 메뉴였다."
by mole | 2005/08/12 16:24 | 그 밖의 주제들 | 트랙백 | 덧글(0)
'복제인간의 신비'
'국민학교' 3학년 때 쓴 글이다.

그때 뭘 읽고 이런 글을 썼는지 궁금해진다.
그 당시 얼핏 기억하기로 읽었던 글을 떠올리며 쓰다가 단어가 잘 기억이 안 나 대강
기억나는 데로 썼던 것 같다.
마지막 결론은 나도 이해가 안된다.




복제인간의 신비



여러분은 손오공 이야기를 알지요. 나쁜 도깨비가 많이 있었을 때 손오공은 자기의 털을 뽑아 불면 여러개의 손오공이 나타나 손오공의 명령으로 도깨비들을 물리치지요. 여러분들 중에서 그것을 믿지 않겠지요. 과학자들은 크로이 인간이라는 사람을 만들라고 합니다. 크로이 이 인간은 과학자들이 쓰는 어려운 말입니다. 인간은 우리와 똑같이 생긴 사람입니다. 우리들이 쉽게 말하면 복제 인간입니다. 여러분들이 그런 인간을 가지면 좋겠지요 자기가 집에서 놀고 복제 인간을 시켜서 학교가라고 하면 좋겠지요. 그런데 어떤 과학자가 진짜인지 않인지 실험하기 위해 복제 개구리를 만들어 성공시켰다는 얘기도 있어요. 어떤 과학는 그것을 보고 복제 토끼를 만들다가 알을 토끼의 배에 넞지 않아 성공을 못했다고 합니다. 우리들은 복제 나무를 만들 수도 있다. 어떤 사장이 아들이 없어서 복제 인간을 만들라고 어떤 학자를 불러 복제 인간을 만들달라고 해서 만들어서 성공을 했다고 합니다. 복제 인간을 만들려면 남성을 자기의 세포를 꺼내서 그속에 있는 주전자를 꺼낸다음 여성의 배를 잘라 그속에 있는 알을 꺼내어 그 속에 있는 주전자를 꺼내어 자기의 주전자를 넣어 여성의 배속에 넣는다. 나는 복제 인간을 많이 만들면 이세상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희생 된다고 생각했다.
by mole | 2005/04/14 00:59 | 스쳐지나간 생각들 | 트랙백 | 덧글(1)
'인게이지먼트(Very Long Engagement)'
쟝 피에르 쥬네의 영화들 중, '델리카테슨',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아멜리에'를 가장 좋아한다. '에일리언 4'도 좋지만 역시 헐리우드적 요소가 들어가 감독의 색깔을 희석된 게 싫었다. 내 나름대로 쟝 피에르 쥬네 영화를 규정짓는 기준에 대해서 설명한다면 다음과 같다.

우선 미술적으로 영상 자체가 동화나 삽화 같다는 것. 마치 테리 길리엄 감독의 영화와 같이 영상에 있어 다소 칙칙한 파스텔톤 색감과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없게 1920-30년대 사람이 미래를 그린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둘째로 인물들의 개성에 강한 데 등장 인물의 성격적인 면은 물론이거니와 캐스팅에 있어 인상이 특이한 배우들을 선호하는 데 있다. 그의 영화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도미니끄 삐농은 얼굴에 비해 넓은 이마에 입이 튀어나왔으며 난장이 같은 인상이 들 정도의 왜소한 체격이고, 미국 드라마 '미녀와 야수'의 야수역, '헬 보이'의 주인공으로 분장한 론 펄먼은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아멜리에'에 등장하는데 그가 맡는 배역답게 상당히 큰 체형의 거인과 같은 인상이다. 사실 나는 '아멜리에' 이전의 그의 영화들을 더 선호한다. 어두침침하면서 동화같으며 매우 유럽스러운 분위기가 매우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마치 기괴한 서커스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인게이지먼트'는 내가 알고 있는 그의 영화 세계에서 많이 벗어나 있어 그의 과거작들을 모르는 사람들에겐 그의 과거작이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인게이지먼트'는 '아멜리에'의 대중적 성공을 바탕으로 헐리우드의 자본으로 만들어진 영화인 듯 싶다. '아멜리에'가 비록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그 이유 중 하나가 그가 처음으로 밝은 분위기의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라 할 지라도 그의 특유의 특이한 등장 인물들에 대한 묘사, 사소한 버릇이나 일상생활 중 사건의 비중있는 묘사 및 이들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있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은 이 영화를 특별하게 빛내주는 요소로 작용하였다. '인게이지먼트'에서는 '아멜리에'를 통해 대중으로부터 사랑받게 된 오드리 토투는 '인게이지먼트'에서도 주인공을 맡게 되고 헐리우드 자본으로 대규모 스케일로 전투장면을 찍게 되지만, 오드리 토투는 다소 희석된 '아멜리에' 캐릭터를 재현하는 듯 했고 보다 사실적인 영상으로 인해 쥬네 감독 특유의 동화적 분위기는 살아나지 못했다. 마치 '아멜리에'에서 거둔 성공을 헐리우드 자본을 통해 전세계 배급으로 재현하려고 하는 듯 '아멜리에'에서의 성공적인 요소들을 재활용하는 듯 했다. 각 인물들에 대한 보고서와 같은 나레이션을 통한 묘사, 약혼자가 살아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도록 자기 최면을 거는 등 유치하면서도 귀여워 사소할 것 같지만 그 인물이 난관을 헤쳐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습관 묘사, 추리물 마냥 미스테리를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 전개 방식이나 그 과정 자체가 심각하기 보다는 귀엽게 묘사되는 등이 그렇다. '인게이지먼트'에서 전투장면은 잔인하고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병사들의 자해 장면들은 잔인하지만 코믹하게 표현하는 등 쥬네 감독 특유의 만화적 표현기법은 곳곳에 살아있었다.


비록 쥬네 감독의 색깔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쥬네 감독 특유의 이야기 전개는 진부할 수 있는 내용에 흥미를 갖도록 해 준 것 같다.
by mole | 2005/04/14 00:56 | 영화 보고 하고 싶은 말 | 트랙백 | 덧글(0)
'유리의 도시(City of Glass)': 폴 오스터의 뉴욕 3부작 중
폴 오스터(Paul Auster)를 처음 접한 지 약 10년이 된 것 같다. 아는 사람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파리에서 친구들 없이 약 2개월을 지루하게 지낸 적 있는데, 정처 없이 파리를 걸어다니는 것도 지쳐 서점에 들어가 읽어볼만한 영문소설을 찾다가 우연히 손에 집어든 책이 '뉴욕 3부작'이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작가였지만 3편의 중단편 소설 형식이어서 읽기에 부담이 없을 듯 싶었고 탐정소설의 형식을 띤 문학작품이라는 점 특이한 것 같아 호기심에 사본 책에 나는 매료되고 말았고 이후로 폴 오스터의 소설은 거의 다 읽게 되었다.

처음에 매료되었던 그 느낌을 다시 한번 경험하고 싶어 최근 뉴욕 3부작을 다시 읽게 되었는데 10년이 지나 다시 읽어보니 그 당시 느꼈던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혼란스런 감흥을 글로 풀어 쓸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적어보고자 한다.


먼저 뉴욕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인 '유리의 도시'에 대해서 적어볼까 한다.


'유리의 도시'는 다니엘 퀸이라는 탐정소설작가가 한밤 중에 잘못 걸려온 전화로 인해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탐정역할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정작 그 '사건'은 허구적 이야기로서의 소설의 형식에 대한 탐정소설이라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인 다니엘 퀸(Daniel Quinn)을 가명으로 탐정소설을 쓰는 작가로 가상의 인물이 가상의 이름으로 가상의 소설을 쓴다는 설정에 의해 주인공 자신의 허구성을 3중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주인공은 잘못 걸려온 전화로 인해 다시 폴 오스터라는 탐정 역할을 하게 되면서 더욱 허구적인 인물이 되어간다. 또 다른 인물인 스틸먼 교수는 가상의 인물인 핸리 다크를 만들어 그가 쓴 문헌을 참고한 것처럼 하여 책을 저술하고 자신의 종교적 해석과 이론이 너무 허황되다고 받아들여질까봐 이런 방법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피터 스틸맨의 이러한 고백을 통해 작가는 허구의 이야기를 실화처럼 보이게 하고 독자가 이를 믿게끔 하는 소설의 창치를 보여주려 하는 듯 하다. 다니엘 퀸은 이 소설의 작가인 폴 오스터와 만나게 되고 소설 중의 오스터는 자신의 최근 작업이 '돈키호테'의 실제 작가는 누구인가에 대한 에세이라고 말한다. '돈키호테'는 풍자소설로서의 고전이기도 하지만 소설의 허구성을 비꼬는데 있어 그 형식이나 방법을 과중하게 이용하여 소설의 형식을 해체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포스트모던니즘적 소설로 보기도 한다. 즉, 세르반테스는 가상의 인물이 기록한 문헌을 자신이 우연히 시장에서 발견하여 번역을 맡긴 것처럼 쓰고 너무도 황당한 돈키호테의 모험이 실제 일어난 일이었음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므로써 허구성이 더욱 강조되어 독자로 하여금 그 내용에 몰입하지 못하고 일정 거리를 두게 만들었다. 재미있는 건, 소설 속의 폴 오스터가 이러한 '돈키호테'의 실제 작가는 산쵸와 신부, 이발사이고 돈키호테는 자신의 행적을 이들이 기록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의도적으로 모험을 시도했다고 주장하면서 허구의 풍자로서의 '돈키호테'를 사실화하려 한 점이다. 작가는 이 대목에서 교묘히 독자에게 자신이 허구의 이야기를 실화처럼 기술하려한다는 의도를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았다. 주인공 다니엘 퀸은 후반부에 방 안에서 세상과 단절되어 자신의 빨간노트북에 자신의 생각을 쏟아붇는데 이 중 자신의 이름의 이니셜이 D.Q.으로 돈키호테와 같음을 기록하므로써 그 자신의 존재가 가상의 인물임을 인식하는 듯하였다. 이야기가 중반 이후로 진행되면서 점차 이 이야기를 서술하는 사람이 일인칭으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제 3자로서 이 이야기를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 서술하고 있음을 알게 되며 마지막에는 이야기의 서술자, 즉 작가가 소설 속 폴 오스터의 친구이고 폴 오스터의 진술과 주인공이 남겨놓은 빨간노트북를 토대로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치 실화인 양 끝맺는 형식은 '돈키호테'와도 닮은 점이고 이 소설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간접으로 알려주는 듯 했다.

실화처럼 보이게 하는 장치나 기법 외에도 언어 자체의 허구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소설이라는 매개체의 허구성을 다루고 있다. 스틸먼 교수는 낙원에 살던 태초의 인간이 구사한 언어는 실체 그 자체였으나 바벨탑으로 인한 하나님의 벌로 인간이 서로 다른 언어를 구사하게 되고 그 언어가 실체가 아닌 허상을 표현하게 되었음을 주장한다. 소설 속에서도 등장 인물들의 이름은 작가가 직접 등장하여 실명을 사용하기도 하고 퀸이 스틸먼과 접촉하면서 매번 다른 이름으로 소개하면서 등장 인물과 그들의 이름과의 관계는 멀어져 간다. 마지막에 퀸은 마치 어릴적 피터 스틸먼이 당했던 실험처럼 혼자 방에 격리된 채 빨간노트북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나간다. 점차 자신으로부터 멀어지면서 그가 쓰는 단어 하나 하나가 세상의 일부분이 되어가는 것을 느끼며 퀸은 그의 빨간노트북만 남긴 채 사라진다. 결국 소설 속의 사건이나 인물들은 모두 허상이지만 실존하는 것은 그것을 표현한 글이며 이 소설인 것이다.
by mole | 2005/04/14 00:36 | 책에 대해서 써 본 글 | 트랙백 | 덧글(0)
'겨울산의 나무'


2003년 겨울, 대청봉 올라가는 길
by mole | 2005/04/14 00:33 | 스케치북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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